391회 시청회 후기. 하이엔드 오디오에 걸맞는 음악은 어떻게 나올까요? Nagra Reference Anniversary Turntable, HSE Masterline Phono Preamp


시연 기기

이번 시청회의 오디오는 윌슨 오디오의 Alexx V와 나그라의 HD 시리즈의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메인이다. 그런데 소스기기가 다른 청음회와는 달리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다. 턴테이블이 나그라의 70주년 기념 레퍼런스 턴테이블이고, 릴 데크로 AAD의 TP-1000이 동원되었다.

  • 턴테이블: Nagra Reference Anniversary Turntable
  • 카트리지: Nagra Reference MC
  • 포노앰프: HSE Masterline 7
  • 릴 데크: Analog Audio Design TP-1000
  • DAC: Nagra HD DAC X
  • 프리앰프: Nagra HD PREAMP
  • 파워앰프: Nagra HD AMP
  • 스피커: Wilson Audio Alexx V

윌슨 오디오의 Alexx V와 나그라 HD 시리즈의 조합은 이미 베스트 매칭으로 윌슨 오디오의 지금은 돌아가신 창업자 데이비드 윌슨이 인정한 조합으로 그도 살아생전에 집과 사무실에서 이 조합으로 즐겨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그라의 70주년 기념 레퍼런스 턴테이블은 이번 시청회를 통하여 처음 들어보는 제품이고, 여시 처음 들어보는 HSE Masterline 7 포노 앰프와의 매칭이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는 기대가 된다. 특히 Analog Audio Design TP-1000 릴 데크와 나그라 앰프와의 조합은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가장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되는 조합이다.


사운드

이번 시청회는 소스기기로 나그라 70주년 기념 Reference Anniversary Turntable과 Analog Audio Design TP-1000 릴 데크가 사용되었다. 음원도 당연히 LP와 릴 테이프이다. 디지털 음원이 사용되지 않는 순수 아날로그 시청회로 진행되었다. 또한 1부에서의 LP 음원은 모두 신중현이 작곡한 곡에 대한 시청회로 진행되었고, 2부에서는 고음질 LP와 3부에서는 릴 테이프 음원으로 시청회를 진행하였다.

님은 먼 곳에 - 김추자
시작 시간 - 0:00

1969년 동명의 드라마 주제가였던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무수한 남녀의 영혼을 위로한 명곡이다. 이곡의 가수가 김추자로 선정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시인 여가수 김추자를 스타덤에 올린 출세작이자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님은 먼 곳에〉의 멜로다는 그 당시 유행하던 트로트 멜로디와는 다른 블루스 리듬을 바탕으로 한 곡으로 그 당시에는 생소한 리듬의 곡이었다.

트럼펫의 다소 자극적인 연주로 시작하지만 블루스 리듬의 비트를 타고 부르는 김추자의 보컬은 다른 가수에서 느낄 수 없는 약간은 퇴폐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다. 간주의 관악기의 연주에서는 재즈의 리듬과 트로트의 뽕끼가 미묘하게 혼합된 신중현의 스타일의 연주를 느낄 수 있느나 50년이 다 돼가는 옛 녹음이므로 다소 건조하고 경질의 사운드의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노래가 가지고 있는 옛 시절의 감성의 맛을 얼마 만에 이렇게 충분히 맛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석양 - 장현
시작 시간 - 4:00

장현은 신중현 사단의 대표적인 남자 가수로 이 곡보다는 〈미련〉, 〈나는 너를〉이 더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은 신중현은 과거 외도를 한 적이 있는데, 한 여자가 그를 사모했지만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작별 인사를 하러 찾아갔었다. 그때에 그 여자가 준 편지글 중 '가야 할 사람이기에 안녕이라고 말해야지'라는 부분에서 영감을 받아 작사, 작곡한 곡이다.

장현은 중저음 보컬의 매력이 돋보이는 느린 박자로 신중현의 록의 리듬을 소화하여 불렀다. 이 곡도 록의 비트가 숨어있는 록발라드 느낌이 드는 곡이나 감정이 격하지 않게, 적당히 생략해 부르는 담백함은 마치 포크 같은 느낌으로 노래에 몰입하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장련의 미련은 잔잔하게 진행되는 곡으로 시청회의 윌슨 스피커와 나그라 앰프와 같은 모니터 성향의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별 특색이 없이 메마른 옛 녹음 단점만 부각될 것만 같았던 선입관은 첫 소절을 듣자마자 사라졌다. 요즘은 들을 수 없는 일렉 기타의 예스럽지만 담백한 듯하면서도 뭔가 진한 듯한 맛의 미묘한 연주를 들을 수 있었으며, 부드러운 장현의 보컬과 베이스, 드럼, 전자 기타의 극단적으로 나누어지는 예전의 음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역폭이 좁은 중역대에 집중된 음향은 어색하기보다는 그 시절 신중현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보컬의 맛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아름다운 강산 - 신중현
시작 시간 - 9:18

〈아름다운 강산〉은 젊은 세대에게는 이선희의 노래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신중현이 작사/작곡하고 그의 밴드 엽전들과의 2집에서 노래까지 부른 곡이다. 노랫말은 과거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실리는 건전가요 같은 느낌이 드는 곡으로, 그 사연은 당시 정권과의 갈등으로 한동안의 활동 금지에서 해제되어 화해의 의미를 담아 건전한 내용의 곡을 만들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는 음악적으로 순수한 곡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명곡이 되었다. 진취적이고 웅장한 분위기의 록의 리듬이 빛나는 곡으로 마지막으로 가면서 음이 점점 커지는 마치 라벨의 볼레로 같은 사람을 점점 흥분시키는 마법이 들어 있는 것 같은 곡이다.

신중현과 뮤직파워의 연주는 그 당시 연주는 가수의 반주로 인식되었으나 신중현은 노래와 반주가 동등한 수준으로 연주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중현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많지 않은 곡 중에 하나로 다소 건조한 신중현의 목소리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으며 백 코러스와 사이키델릭한 건반 연주의 예스러운 미묘한 느낌도 그대로 살려내어 들려준다.

전자 기타의 소리와 심벌의 소리는 약간 크리스피하나 백 코러스와 베이스와 트럼펫의 연주는 조금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옛 녹음의 문제를 드러내기보다는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로 흥겨움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주어 다소 긴 곡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 이은하
시작 시간 - 17:27

1976년 《이은하 히트곡 선집》의 타이틀곡으로 이은하 최초의 히트곡이다. 이 곡은 원곡이 진송남이 처음 불렀으나 이은하가 불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이은하의 대표곡이 되었다. 떠나간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의 노랫말과 이은하의 허스키 보이스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아우러지며 새로운 노래로 탄생되었다.

50년이 다 되어가는 녹음이므로 대역폭이 좁고 해상도가 높지는 않으며 모든 음이 중역대에 집중되어 있어 다소 경질의 중역대이나 다소 건조한 듯한 반주도 이은하의 허스키의 깔깔한 느낌의 보컬과 잘 어우러지며 이 노래의 맛을 끌어올리며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특히 도입부의 훅 치고 들어오는 바이올린 연주의 진한 아날로그 감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었으며 70.80년대의 감성을 느껴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옛 노래는 해상도나 선명한 소리가 아니라 그 시절의 감성을 얼마나 잘 살려내는 지가 관건인데 초 하이엔드 시스템인 윌슨 Alexx V와 나그라 HD의 조합은 아날로그 LP의 그 시절의 감성을 예상과는 달리 잘 살려내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좌우로 펼쳐지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노래를 듣는 분위기를 더 멋있게 살려내고 있다.

공연히 - 윤시내
시작 시간 - 20:48

이 곡은 1978년도에 발매된 빠른 템포의 먼저 고백한 것에 대한 막연한 후회를 노래하고 있는 윤시내의 대표곡 중에 하나이다. 윤시내의 보컬은 그 당시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로커의 보컬과 같은 거친 보컬로 노래하는 성향도 거칠게 강조가 많은 스타일로 대역폭이 좁은 옛 녹음으로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고해상도의 선명한 소리로 거칠고 경질로 듣기 거북할 수도 있는 곡이다.

건반으로 시작하여 관악기의 도입부는 풍성함이 부족하여 메마른 듯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으며 윤시내의 거친 보컬과 밸런스가 맞아 오히려 좋은 느낌을 준다. 이런 50년 전의 엣 노래의 감성이 모니터 성향이 강한 윌슨의 스피커와 나그라의 앰프의 조합의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약간의 경질의 느낌은 있지만 윤시내 특유의 조금은 거칠고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오히려 생생한 느낌으로 살려 낼 줄은 몰랐다. 특히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어디에서도 쉽게 느껴 볼 수 없는 것이다.

미련 - 장사익
시작 시간 - 23:20

최근에 고음질 LP로 재 발매된 《장사익 9집 자화상》에 수록된 신중현이 작곡한 곡으로 장현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신중현의 곡은 그냥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칭하기에는 묘하게 빠져드는 그 매력과 짧은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곡은 특히 록의 비트를 품고 있는 다른 신중현의 곡과는 다른 느린 템포로 진행되며 한참 울고 난 후 허탈할 때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슬픈 느낌이 드는 듯한 노래이다.

장사익의 노래는 옛 녹음과는 다른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의 고해상도의 소리가 초창기의 노래에 비해 힘이 많이 빠진 장사익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잔잔하게 진행되는 미련과 같은 곡에서도 베이스와 드럼의 묵직한 울림과 전자 기타의 소리와 장사익 보컬의 미묘한 떨림까지 잘 드러내어 들려주고 보컬과 연주가 공간에 던져지는 입체감을 보여준다. 원곡과는 다른 느낌의 편곡이나 중간중간에 신중현 스타일의 느낌을 살짝살짝 보여준다.

2부는 가요가 아닌 녹음이 우수한 LP 곡들을 시연곡으로 들었다. 60여 년 전의 아날로그 녹음 전성기 시절의 아날로그 녹음의 진수가 들어 있는 라이브 실황 음반과 20여 년 전에 녹음된 디지털 녹음을 LP로 발매한 팝 음악까지의 다양한 곡들이 나그라의 70주년 레퍼런스 턴테이블과 HSE Masterline 7 포노앰프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시연되었다.

Matilda - Harry Belafonte
시작 시간 - 0:00

헤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는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이자 연기자로 자메이카를 필두로 한 카리브해의 음악, 특히 흑인들의 음악인 칼립소(Calypso)를 메인스트림 음악계에 소개하고 히트시킨 뮤지션으로 유명하다, 이 곡 〈마틸다(Matilda)〉도 칼립소 멜로디의 곡으로 남자의 모든 돈을 가지고 도망간 마틸다라는 여자를 노래하고 있다. 이 곡은 고음질 녹음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리빙 스테레오 음반으로 1959년 헤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의 카네기홀 실황 음반의 곡이다.

이 곡은 12분이나 되는 매우 긴 곡인데 헤리 벨라폰테는 청중들과 주고받으며 신나고 흥겹게 노래하며 라이브 레코딩의 진수를 들려준다.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시작하는데 박수 소리가 자극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도입부를 듣자마자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생생한 현장감이 가득한 라이브 무대라는 것이다.

무대 뒤쪽의 백 코러스와 앞쪽의 봉고를 비롯하여 기타, 베이스, 관악기들이 무대의 좌우에 펼쳐져서 연주하는 입체감은 물론 벨라폰테가 좌우로 앞뒤로 이동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카네기홀 무대 앞자리에서 공연을 보는 것 같다. 특히 관중들의 휘파람 소리는 실재감이 있어 마치 관중들 사이에 앉아있는 듯하나 박수소리가 앞에서 들린다는 사실로 음반으로 듣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Bizet : Carmen Act 1: Habanera - Maria Callas & l'Opéra de Paris
시작 시간 - 12:36

비제의 《카르멘》은 프링스인 비제가 프랑스어로 작곡한 오페라이지만 스페인의 리듬과 선율은 물론 오페라의 배경도 남부 스페인 오페라이다. 오페라의 내용은 남부 스페인을 배경으로 정열적인 집시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이야기로 이 곡 하바네라는 카르멘을 유혹하는 돈 호세에게 '날아다는 새는 새장에 가두어 길들일 수가 없듯이 나를 당신의 사랑으로 소유할 수 없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카르멘의 아리아이다.

마리아 칼라스는 메조소프라노로 매끄럽고 아름답기보다는 정열적이고 극적인 벨칸토 오페라의 극적인 해석에 특히 독보적으로 La Divina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카르멘》과 같은 팜므파탈의 섹시한 역할에 잘 어울리는 메조소프라노이다.

이 음반은 1964년에 녹음된 음반으로 뒤쪽에서 노래하는 합창의 하모니와 앞쪽 밑에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무대에서 노래하는 마리아 칼라스의 입체감이 느껴진다. 도입부에서 첼로와 베이스의 저음이 아날로그의 사운드가 느껴지고 마리아 칼라스의 아리아에서 근접한 거리의 녹음은 아니지만 고음과 중음을 오르내리는 변화무쌍한 가창에서 두성과 가슴을 울리는 소리가 느껴지며 다이내믹한 관현악 연주에서 날카롭지 않은 아날로그의 향이 느껴진다.

오래된 녹음이라 대역폭이 다소 좁은 듯 느껴지지만 칼라스의 고음이 갈라지거나 흐려지지 않고 쭈욱 뻗는다. 자주 들어놨던 아리아이지만 칼라스의 노래에서 이런 하이엔드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의 아날로그의 사운드의 정밀함으로 사운드 스테이지의 공간감이 느껴지고 합창단과 칼라스와 오케스트라의 밸런스가 잘 맞은 사운드가 스테이지에 넓게 펼쳐지며 입체감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

I'm Yours - Jason Mraz
시작 시간 - 31:32

2008년에 녹음된 비교적 최근의 곡으로 '나는 당신의 것'이라는 제목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밝고 경쾌한 리듬의 팝송이다. 사실 이러한 팝 보컬 곡은 고해상도 녹음이 아닌 이상 하이엔드 오디오의 장점을 보여주기 적합한 곡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기타 반주를 타고 노래하는 제이슨 므라즈의 보컬은 역간의 비음이 느껴지며, 특히 해상도가 아주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보컬의 섬세한 표현과 노래하는 목소리가 다채롭게 변하는 색채감이 노래의 맛을 기분 좋게 전해준다

묵직하고 낮은 베이스와 단단한 드럼의 반주는 보컬과 어우러지며 사운드 스테이지를 가득 채우며 아날로그 향이 아주 진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노래의 경쾌함을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김현호
- 3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