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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닝 룸에서 최적의 스피커 위치잡기

공장견학 다음 순서는 윌슨오디오 시청실에서 이루어진, 리스닝 룸에서 최적의 위치 찾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대로 하여 최적의 위치를 찾는다면 돈 한 푼 안들이고 최고의 음질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윌슨오디오 시청실은 약 15평정도 되는 공간에 소피아 스피커와 오디오리서치 및 나그라 앰프로 되어 있었다.

리스닝 룸에서 스피커의 최적 위치는 어디일까? 오디오파일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숙제다. 이번 윌슨오디오사 방문에서 거기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듣고 왔다. 필자도 스피커의 뒷벽과의 거리 조정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봤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최적의 위치를 잡는 노하우가 윌슨에 있었다.

요점은 방안에서 중립지역을 찾는 것이다. 제일 먼저 뒷벽에 완전히 붙어서 말을 하며 아주 천천히 걸어 나온다. 뒷벽에 완전히 붙어서 이야기를 하면 저역이 벙벙거리며 울리고 음이 혼탁하게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 조금씩 나오면서 소리는 변하며 가장 맑고 깨끗하게 들리는 위치가 있다. 그 위치를 바닥에 표시를 해 놓는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앞으로 나오면 다시 소리가 혼탁해지는 위치가 있다. 그 부분도 표시를 해놓는다.

그 두 개의 점 사이를 기준으로 옆벽에서도 똑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이 방법은 별도의 다른 사람의 청취 위치에서 들어주면 더 좋지만, 다른 사람이 없다면 혼자서 직접 말하며 듣는 것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4개의 점 사이에 스피커를 놓는다. 그리고 바닥에는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1인치 단위로 눈금을 그려놓는다.

그런 이후에 테스트용 음반을 걸어놓고 스피커를 1인치씩 앞뒤로 이동하면서 저역의 확장성과 디테일, 사운드 스테이지, 포커싱, 앰비언스, 다이내믹 등 각각의 테스트 항목을 분류하여 각각의 거리에서 느낌을 숫자로 적는다. 필자도 이작업을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스피커를 1인치씩 앞으로 빼고 넣을때마다 사운드의 변화는 실로 대단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항목을 정해서 그것에 대한 점수를 부여해서 평가를 해보면 틀림없이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피커위치를 찾게 될 것이다.

가장 최적의 위치를 찾아냈다면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위치를 표시하여 놓으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최적의 스피커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데이빗 윌슨 사장 자택 방문

다음은 차로 이동을 하여 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데이빗 윌슨 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창업자인 데이빗 윌슨 씨는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생물학을 전공한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대학 졸업 후 의료기기 회사에 다니면서 부업으로 녹음 스튜디오를 운영하다가 기존의 모니터 스피커의 성능과 음질의 한계를 깨닫고 녹음되는 음의 상태를 정확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피커를 연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스피커 개발이 본업이 되어버린 사람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최고의 음을 추구하는 그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윌슨 씨 집에는 리스닝 룸이 두 개가 있었고, 30평은 되어 보이는 커다란 메인 룸이 아주 편안해 보이는 소파와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시청실의 천정은 매우 높게 되어 있고 효율적인 음악 재생을 위하여 비대칭의 설계를 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알렉산드리아 두 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완벽한 음악을 즐기기에는 다소 이상해 보이는 세팅이었지만, 두 조가 있는 이유는 바로 알렉산드리아 시리즈-1과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버전인 시리즈-2 비교청취를 위한 것이었다.

약 30여분간 알렉산드리아 시리즈-1과 시리즈-2의 비교청취에서 데이빗 윌슨 씨는 열정적으로 두 스피커간의 음질 차이를 설명해주었다. 알렉산드리아 시리즈-2는 전작에 비해서 보다 풍부한 잔향과 음악성 실연에 가까운 밸런스를 갖도록 개선되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미드레인지 유닛을 변경하였으며, 내부 케이블은 모드 트랜스페어런트사에서 특주한 것으로 대역별로 꼬는 방법을 달리하였으며,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도 새롭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음질 차이는 마치 두 개의 다른 스피커를 대하는 것처럼 시리즈-2의 뛰어남이 동행했던 사람들에 의해 증명되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스러움이다. 시리즈-1이 조금 경직되고 기계적인 느낌이라면, 시리즈-2는 울림이 풍부하고 악기 개개의 음색이 명료하게 대비되며 음의 하모닉스가 살아난다. 매끄러운 연결감, 음색의 통일성이 인상적이고 대편성에서 음장의 넓이와 깊이가 다르다.

그러한 부분을 데이빗 윌슨 씨에게 이야기해주자 마치 어린아이의 천진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처럼 환한 웃음으로 즐거워한다. 이 사람은 정말 음악과 아름다운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장소를 거실 맞은편 옆방으로 옮겨 멀티채널 시연도 했다. 프론트는 맥스2가 담당하며 센터는 와치센터, 서브우퍼는 거대한 토스해머 서브우퍼가 전면에 자리잡고 있다.

멀티채널 시스템은 파라사운드사 제품으로 되어 있다. 파라사운드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중저가대 앰프로, 스피커에 걸맞는 최고급 앰프를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현재의 이 소리가 윌슨오디오의 실력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리어 채널은 소피아가 설치되어 있다. 리어스피커의 높이를 위해 리어스피커는 특별히 제작된 높이의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었다.

약 2시간여의 시연 시간이었지만 데이빗 윌슨 씨는 잠시도 쉬지않고 시연과 접대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 모습 하나 하나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의 열정과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고집스러움이 묻어나는 장인의 모습이 내내 느껴졌다. 멀티채널 시스템도 대단했지만, 데이빗 윌슨 씨 집을 나오면서 자꾸 알렉산드리아 스피커 소리가 귓전에서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