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오페 DAC
사용한지 6년이 넘었다. 디지털 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새제품이 쏟아지는데 이 제품은 아직도 후속작이 안나왔다. 수입사에 물어보면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은 현역기다.
내용을 보면 물량투입이 많다고들 한다. 콘덴스가 엄청 많이 들어있다. 그렇지만 저 콘덴스가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겠나. DAC칩은 이제 한물간 별볼일 없는 칩이다. 심지어 스트리밍을 위한 랜 단자도 없다. USB로 입력하는 것을 권장한다. 전용 콘덴스가 내장되어 전원 품질이 좋아진다나?
디자인은 심플하다. 내용은 특별하지 않으나 껍질은 정말 이쁘다. 심지어 글자 폰트까지 아름답다. 푸른 글자 폰트를 보고 있으면 신비롭다. 오디오는 모양이 최우선이라는 나의 지론에 딱 맞다. 점검차 보냈더니 수입원에서 평생 가지고 있을가라 해서 목욕을 시켜줬다고 하는데 받아 보니 깨끗하니 참 좋다.
소리가 희한하다. 부드러우면서 경우에 따라 날카롭다. 그리폰하면 어두움을 연상시키는데 생각보다 입자가 고운 향긋한 향내가 소리에 뭍어있다. 부드럽고 중저역이 깊다. 그리고 좌우 무대가 넓어져 거실이 좁게 느껴진다. 30분 정도 지나면 소리가 자연스럽게 변한다. 부드러움과 질감이 가득하고 한없이 자연스럽다. 소리가 술술 자연스럽게 나오다보니 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그냥 거실 한가운데로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흐른다. 절대 고역이 안나올 것 같은 부드러움으로 질감이 촉촉하니 거실 공기를 적셔 사르르르 녹아 내린다. 음에 따라서는 아주 미세하게 활이 바이얼린을 긁는 사르르륵거리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해상력리 출중하다.
이 DAC의 최대 단점은 스케일이 너무 커져 거실 업그레이드 뿜뿌를 받는다는 것이다. 거실 그득 음이 포화상태가 되어버린다. 디지털이란 것이 참 묘하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아날로그를 잘 만드는 업체의 평범한 스펙으로 만든 디지털 영역을 쉽게 접근 못하는 것 같다. 그리폰은 전통 아날로그 방식에 강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음의 완성도가 참 좋다.
충격적이던 MSB셀렉트나 비발디 와 일대일 비청을 안해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30평대 아파트 거실에서 맞짱을 뜬다면 가격을 불문하고 안밀릴 것이라 생각해본다. 특히 질감은 독보적이지 않을까 여긴다. 스케일과 해상력도 이정도면 차고 넘치는 것 같다. 달랑 한덩어리 DAC가 전원을 넣고 감탄 해본 기억은 셀렉트, 비발디 그리고 칼리오페가 유일하다. 돈을 떠나 오디오 생활에 평생 하나의 DAC를 가지라면 셀렉트와 칼리오페 중에 고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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