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제 A 수입상을 처음으로 방문하여 잠시 사보이를 들어 보았습니다.
흠...좋긴 좋더구만요. 한때 안드라와 전쟁(?)을 치룬적이 있었는데 그것보다 훨
씬 각오를 새로이 해야할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것보다도 한 단계
위의 제품(아이비?)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비는 스피커 한
개당 12인치 다인 우퍼가 3열 3중으로 설계 됐으니 합이 9개입니다. 이 정도
라면 무엇을 물려 줘야 10Hz 정도의 저역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CD 재생에서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얘가 들어온다면 득달같이 달려가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현존하는 최 저음을
내는 스피커의 소리는 어떨까 해서요. 전 이글스톤 웍스의 깊은 저역을 무쟈게
좋아합니다. 중독증이 아직 남아 있다는 증거지요. 다인 우퍼와 이글스톤의 튜
닝에서 오는 매력적인 음질이...
이글스톤 웍스의 사보이 스피커...
생김새는 안드라의 형상 그대로입니다. 위 아래로 죽 늘려 놓은 모습으로 안드라
는 하늘을 보고 뒤로 약간 누어 있는 모습이지만 사보이는 꼿꼿한 자세입니다.
외관상의 규모도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지만 지게차를 동원할만큼의 무게이니 요
즘의 하이엔드는 음질뿐만 아니라 무게 경쟁도 대단한것 같습니다.
안드라에 비해 풀레인지의 모랄제 유닛이 고역 위쪽으로 한개가 늘어나고 저역
은 다인의 12인치 우퍼가 두 배로 늘어 합이 4개(2열 2중)가 됐더군요. 당연히
더 큰 스케일감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밸런스가 한결 자연스러워 졌다는 느낌
을 받았습니다.
약 2시간 여의 짧은 시청이기에 기본적인 음질 특성만 거론해야 할 듯 싶습니다.
에이징이 안된 신품인데다 테스트용 소스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이유도 있구요
비교적 양호한 리스닝룸에서 오디오리서치 레퍼런스2MK2 프리와 300 파워 및
MBL CDT등으로 들어보았는데 무난한 조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스피
커를 제대로 울릴 수 있는 앰프가 얼마나 있을지 걱정되더군요. 안드라도 쉽지
않았는데...)
전체적인 음질 특성은 안드라와 비슷하지만 가늘고 신경질적인 면이 어느 정도
사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유의 첨예함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덜 자극적인 음
질이라고 할까요? 좀 더 자연스러운 음이었습니다.
저역은 한층 더 깊어졌고 스케일감 또한 엄청났지만 소리가 아직 덜 다듬어진 느
낌을 받았습니다. 말러 4번 3악장의 약음 표현력을 들어보니 비교적 무난한 소리
를 들려주기는 했는데 에이징 탓인지 전체적으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
다. 음이 좀 경직되어 있고 악기간의 화음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들더군요.
리스너의 위치에서 스피커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셋팅위치 탓보다는 아직 덜 풀
린 유닛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보이는 하이엔드의 정점에 서 있는 스피커임에 틀림없습니다. 어루
만지면서 튜닝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고 가지고 놀기(?)에도 최상품인 남자
들만의 장난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단, 황금지갑이 필수입니다) 아마 가정용으
로는 거의 한계점에 이른 스피커라고 보여집니다.
